오늘 여우가 인터넷 섹션뉴스를 살피니
'상하이는 신에너지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기사
'영국은 신차 사면 400만원을 보조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떴다.
흔히 '정부보조'나 '기금'이나 '지원'따위 단어를 보면 '혹'하는 여우,
의심도 많은 O형이라 너무 후한 정책에 잠시 머리를 갸웃했다.
왜에?
라는 질문이 당연히 튀어나왔다.
우선 상하이시는 에너지차량의 소비를 늘려 그 수익으로 좀 더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에너지차량의 대국으로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주도하려는 목표를
세웠을 것이다. 함부로 돈 쓰는 중화인들인가 어디. 그렇담 전기로 움직이는 차량은
유지비도 적게 든다면서 굳이 지원을 하는 이유는 또 어디 있는가.
1. 차량가격이 높다 2. 최대한 시속 100을 '거뜬히' 넘기 어렵다
오늘 전기차량(우편택배용의 소형차량)의 월 유지비가 1만원이라는 발표가 났다. 한국
얘기다. 한국 자동차회사들이 어련히 알아서 개발중이시겠지만, 한국차가 장차
중국차의 추격을 지금처럼 저만치 따돌리길 목표로 한다면 위의 두 가지 사항에다
3.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까지도 미리미리 해결해두어야 할 것이다.
다음 영국, 표면적으로 기름도 안나, 물가도 비싸, 소비는 위축되었고
나라살림은 망신살이 뻗친 상태다. 자국민의 대외 자존심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
겁도 없이 신차보조금을 들고 나온 영국정부.
왜에?
전세계적으로 영국령이 얼마나 되는가. 혹은 얼마나 많은 영국인 이민자들이
본국 이외의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가를 고려해본다면 이 정책이 결코
'겁도 없이 발표한' 무모한 정책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우선 동남부 아프리카는 백여 년 넘게 영국인들의 땅이나 다름이 없다. 20세기에
들어와 인도인이나 중국인들이 대거 이주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땅을 쥐고
호령하는 주지들은 현지인이나 다른 이주민들이 아니라 바로 영국인들이다.
여기에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도 포괄적으로 따진다면 영국령.
게다가 인도의 중산층 이상이 가장 선호하는 국가도 영국이다.
자국의 자동차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지 않고 승승장구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영국정부가 할부금도 '거들어 준다'는데
그 옆에서 해리포터와 제임스 본드가 거들고
우아한 여왕폐하까지 신뢰를 보증하고 있는데
영국차를 사지 않을 이유가 있는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산업이 각 분야에서 이루어져야만 시도가능한 무모함이다.
우리 한국정부도 이런 무모함이 '절대로 무모하지 않을만한' 위치에 설 날이
언젠가 반드시 오기를 기대한다.
지금은 영국정부의 겁도 없어 보이는 정책이 부럽다.
[여우의 데스크] 2009년5월27일